25.09.10 추정
달려라 메로스 - 다자이 오사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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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이건, 호색에 대한 훈계라 할 수 있을까? … 아니면, 도덕의 선악보다 좋고 싫은 감각에 따라 세상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서로를 헐뜯고, 벌주고, 칭찬하고, 굴복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우스개 이야기일까?
아니아니, 이렇듯 평론가적인 결론에 조바심칠 것 없이, 너구리가 임종 때 남긴 이 한마디에만 유의해 두면 족하지 않겠는가.
가로되, 반한 게 잘못이냐? 에로부터 전 세계 문예에서 슬픈 이야기의 주제는, 오직 이와 관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.
281P
“어머 예뻐라! 넌 이대로 왕자님께 시집가도 되겠네!” “아니 엄마, 그건 꿈이야”
하지만 어머니는 실제론 그 꿈의 가능성을 추호도 믿지 않는 까닭에 그런 몽상을 쉽사리 말할 수 있는 것이고, 오히려 그걸 허둥지둥 부정하는 딸 쪽이, 어쩌면, 하는 기대를 가지고 그렇게 허둥지둥 부정하는 것이려니 싶다.
세상의 현실주의자, 몽상가의 구별도 이처럼 착잡하게 얽혀 있다고. 나는 이 세상에 살고 있다. 그러나, 그건 나의 극히 일부분 밖에 되지 않는다. 마찬가지로 당신도, 또한 저 사람도, 그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전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있을 게 틀림없다.
=> Summer 가사랑도 잘 어울린다.
25.10 추정
earip songbook - 이아립
무언가에 가로막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
나를 구했던 것은 위대한 솔로몬의 지혜가 아니라 대게 작고 사소한 것들이었다.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 ‘사소한’이라고 뭉뚱그렸지만 실상은 우연한 순간에 만난 위대함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.
25.10 추정
일기 쓰는 법 - 조경국
“내 영혼의 기록을 꼼꼼히 적는 일”에 거짓이나 위선이 필요하지 않겠지요. 페소아의 글로 풀어 본다면 일기는 내 영혼의 기록을 꼼꼼히 적는 소일거리”가 아닐까요. 그는 담담하게 썼지만 이 글을 보고 앞에서 찾아본 사전적 풀이보다 더 적확하다고 생각했습니다. 일기를 쓰며 현재의 나를 꼼꼼하게 기록하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 영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. 저는 그저 작은 일을 기록하는 데 충실할 뿐입니다만, 어렴풋이 페소아가 말한 영혼의 기록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. 계속 일기를 쓰다 보면 벽이 허물어지겠지요. 결국 일기를 통해 마지막까지 필요한 것은 ‘솔직함’과 ‘끈기’인듯 합니다.
정열, 사랑, 미움, 두려움, 희망, 가장 좋은 글쓰기는 이런 원천에서 솟아 나와요. 삶 자체가 이런 원천들에서 나오죠. 그리고 삶이 없다면 글쓰기가 뭡니까? 글쓰기와 삶, 삶과 글쓰기, 삶은 글쓰기의 바탕이고 글쓰기는 삶의 바탐이에요.
기억하기 위해 쓰는 일기도 언젠가는 망각의 소각로에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. 보고, 느끼고, 기억하고, 망각하기.